춘천 당일치기 여행

Travel 2010. 5. 22. 02:37

어느 날, 하늘도 쾌청하고 바람도 솔솔 불고..무언가를 해야만 될거 같은 날..
또는 뭘 해야 될지 모르거나 괜히 울적해지는 날..
그냥 훌쩍 바람 쐬러 다녀오기에 가장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가 춘천이 아닐까 싶다.

1. 버스타고 춘천으로..
무엇보다 춘천 여행의 낭만이라고 하면 춘천 가는 기차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갑자기 마음이 동해서 떠나는 경우 기차표를 구하기는 거의 어렵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는..
또 강남에 살면 청량리까지 가야 되니 그 시간만 해도 당일치기의 절반이 지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센트럴시티와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 가는 버스가 자주 있으니 걱정할 것도 없다.
센트럴시티에서도 주말에 현장 발매를 할 경우 바로 떠나는 버스는 구하기 힘들다.
대략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정도 후에 떠나는 버스를 예매할 수 있을 듯..
그 정도 커피 한잔, 과자 한봉지 먹고 있으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

2. 급 여행도 계획은 필요..
당일치기 여행이 대부분 그렇듯 춘천도 비록 갑자기 떠나는 여행이라도 대략적이나마
다녀올 경로를 생각한 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그냥 길거리에서 시간만 소비하고 지쳐 돌아오지 않을려면..
당일치기로 바람 쐬기 가장 좋은 코스는 많은 블로그에 있듯이 소양호에 청평사 코스가 아닐지..
단순히 소양호만 돌아보길 원해도 12시 전에는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청평사까지 다녀오려면 9시 전엔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여행의 참맛은 그래도 여유일테니..

3. 버스를 타고 소양호로..
센트럴시티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쌩하고 달리면 1시간 반정도 후에 춘천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소양호로 가기 위해 터미널과 이마트 앞으로 나와 좌측으로 약 250미터 정도 걸어가면
온의사거리라고 큰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에서 오던 방향 직진으로 신호등을 건넌 다음 좌측으로
조금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그곳에서 11번 버스를 타면 소양호에 갈 수 있다.(40~50분 정도 소요)
(참고로 기차를 타고 남춘천역에 내렸을 경우 12-1번을 타면 소양호에 간다.)


4. 춘천에서 닭갈비는 필수..
춘천에 왔으니 춘천닭갈비를 안 먹고 그냥 갈 수는 없다.
여러 춘천 관련 블로그를 보면 맛있는 닭갈비집 중에 '통나무집 닭갈비'를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11번 버스를 타고 창 밖 춘천 풍경들을 감상하며 바람에 머리를 흩날리다 보면..
'다음 정류장은 윗샘밭종점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윗샘밭종점'에서 내리면 바로 길 건너편에 '통나무집 닭갈비'와 많은 차들, 대기 손님들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12시 정도에 출발 했으면 이 곳에 도착했을 시간이 대략 2시 반정도가 될 것이다.

'통나무집 닭갈비'는 손님이 많기로 유명하다. 대기 장소가 식당 밖에 따로 있다.
보통 식사 시간 때는 1시간 이상, 식사 시간 때가 아니라도 기다렸다가 먹어야 한단다.
그래도 먹어봐야지 일단 왔으니..도착하자마자 카운터에서 대기번호 먼저 적어야 한다.
닭갈비를 먹어본 결과..솔직히 정말 맛있다 이런 생각은 안 든다.
일반 동네나 대학가의 춘천 닭갈비라고 파는 곳과 유x네 같은 곳보다는 훨씬 나은게 사실..
그렇다고 딱히 와~ 이런 정도는 아님. 대전에 있는 5.5닭갈비와 매우 흡사한 맛과 모양이다.

그냥 입소문이 잘 퍼져서 대박난 듯..그래도 맛있게 먹을만 하다. 양은 딱! 남녀 한 커플이 적당히 먹을 정도..
닭갈비를 다 먹은 후 볶음밥이 별미지만 여기선 개인적으로 별로였음..
막국수는 안 먹어봤지만 양이 푸짐한게 맛있어 보이긴 하던데..어쨌든 밥 볶는건 비추..
조금 기다렸다치고 닭갈비 먹고 하면 대략 1시간 반정도 흐른다고 볼 수 있다.
다 먹은 후에는 배부르니 소화도 시킬겸 소양댐 주차장까지 몇 분 안 걸리니 걸어가는 것도 좋다..
꽃도 있고 놀이터도 있고 운동 기구도 있다~

5. 소양호의 바람..
소양댐 주차장에서 소양댐 정상으로 가는데 걸어가는 건 무리이니 시도는 노노~2킬로 정도 걸리던가..인도도 없다~
소양댐 주차장에서 11번이나 12-1번을 타면 정상에 갈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전망이 좋다~시원하고 탁 트였다~바람 쐬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바람을 타고 든다..
(개인적으로 소양댐보단 대청댐이 훨씬 훨~씬 더 전망도 좋고 잘 꾸며놨다는 생각이..드라이브 코스도 훨씬 좋고..
 일정만 잘 짜면 대청댐도 소양호 다녀오는 것과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서울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하다는 것!)

소양댐 정상에서 선착장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옥수수 등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다.
간식으로 먹어도 좋지만 닭갈비 먹고 왔으면 배불러서 생각이 안 날 듯..
선착장에서 막배가 4시 반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12시 이후에 출발 했으면 배를 타긴 힘들다.
그냥 천천히 걸으며 바람 쐬는 것도 좋다..선착장에서 색소폰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천천히 바람 쐬며 여유를 즐기다 산 너머로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돌아오기 위해 출발하면 된다.
소양댐 정상에선 저녁 7시 30분이 막차이다.
올 때와 똑같이 11번 버스를 타고 '전자랜드/시외터미널' 정류소에서 하차해서 터미널로 걸어가면 된다.

5-1. 청평사를 들를려면..
청평사를 다녀오고 싶다면 아침 9시 이전엔 출발해야 여유가 좀 있다.
춘천에 도착해서 먼저 소양호로 가서 배를 타고 청평사까지 다녀온 후 돌아오며 닭갈비를 먹으면
뱃시간에 쫓기지도 않고 터미널로 돌아오는 시간은 대략 비슷해진다.


6. 다시 일상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꼭 버스를 타라고 권하고 싶다.
주의할 것은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하지만 버스 안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딱 30분만 잘 것!
터미널에서 8시 이후에 출발하는 센트럴시티행 버스를 타고 꼭 오른쪽에 앉아야 된다.
우등고속을 타면 오른쪽이 1인석이지만 꼭 오른쪽에 타길 강추!
8시 이후 버스를 타면 이미 해가 지기 시작해서 고속도로를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멀리 춘천의 야경이 보인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오면서부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춘천 여행의 보너스!!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버스 안은 조명이 꺼지고 사람들이 거의 다 잠들어 있어 조용하다.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광진교부터 한남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야경은..
여행의 마무리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들떠 있던 마음.. 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무게감을..
빛나는 한강의 야경이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
그리고 여행을 마무리하며 자신을 돌아보게도 해준다..
그렇게 야경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센트럴시티 터미널..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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